
솔직히 저는 상법개정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 몰랐습니다. 최근 보유하고 있던 지주사 주식을 수익 실현하고 매도했는데, 며칠 뒤 더 크게 올라버려서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법개정이 통과되면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인해 지주사와 금융주가 수혜를 본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투자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였습니다. 이달 안에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국회에서 설명회가 열렸고, 시장은 이미 선반영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럴 때는 개별주보다 ETF로 대응하는 편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더 안전했습니다.
상법개정의 핵심, 자사주 소각 의무화
3차 상법 개정안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자사주 소각 의무화입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일정 시점까지 의무적으로 소각하게 만들겠다는 내용인데, 여기서 핵심 쟁점은 기존 보유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소각은 주주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수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분석해보니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소각해온 주주환원 가치가 높은 기업들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은 자사주를 보유만 하고 소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유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대주주의 실질적인 의결권 비중을 높일 수 있고, 향후 교환사채 발행이나 처분을 통해 유상증자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2차전지나 석유화학처럼 업황은 불황인데 투자는 계속 필요한 업종의 경우, 자사주가 유일한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제가 보유했던 지주사도 이런 케이스였는데, 상법개정이 오히려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일찍 매도한 것입니다. 기존 보유 자사주의 의무 소각 여부가 이번 개정안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주사보다 증권주와 은행주가 유리한 이유
상법개정 수혜주를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주사에 눈이 갑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지주사는 생각보다 선별이 까다로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이익을 내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배당이든 자사주 매입이든 모두 배당 가능한 이익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증권사 중에는 신영증권이 53%, 부국증권이 4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주사로는 영풍과 롯데지주가 32%대, 두산과 LS가 각각 17%, 15%를 보유 중입니다. 그런데 롯데지주의 경우 계열사 사업 현황이 좋지 않아, 보유 자사주를 강제 소각하면 오히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으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살펴보니 업황이 안정적이고 이익 기반이 탄탄한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반면 은행주와 증권주는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갖추고 있고, 이미 밸류업 프로그램을 잘 준수하고 있습니다. 4분기 실적을 보면, 은행들은 상반기에 이자 수익이 감소했지만 비이자 수익으로 이를 방어하며 양호한 실적을 냈습니다. KB금융은 총주주환원율을 50%대로, 우리금융지주는 40%대 중반에서 50%까지 상향 제시했습니다. 증권주는 최근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습니다. 코스피가 5,000을 넘어 6,000, 7,000을 향해 가고 코스닥이 3,000을 바라본다면, 증권주의 이익 추정치는 계속 상향될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증권주는 최근 많이 올라서 매수하기가 조심스러웠지만, 시장 지수가 꺾이지 않는 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미래에셋증권처럼 스페이스X 투자 가치가 2조원에 육박하며 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실전 투자 전략, ETF와 개별주 병행
제가 상법개정 테마에 투자하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수혜 종목이 너무 많을 때는 개별주만 고집하지 말고 ETF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점입니다. 종목 백화점을 만들면 관리도 어렵고 리스크도 커집니다.
일반적으로 테마주가 뜨면 대표주 하나만 담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업종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립니다. 이익을 내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종목과 낮은 종목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에 조금 더 기다렸다 매도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동시에 ETF로 분산했다면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개별주 투자를 한다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집 흐름을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평가된 종목 중에서도 큰 손들이 꾸준히 사 모으는 종목을 선택하면 상승 확률이 높습니다. 은행주는 조정받을 때 모아가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해 비과세 배당이 되는 종목도 있어, 2026년 투자 매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주는 시장 점유율이 높고 운용 수익 비중이 큰 대형사 위주로 선별하는 게 좋습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뿐 아니라 운용 수익까지 함께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지주사는 이익 구조와 자사주 보유 비율을 동시에 체크하되, 업황이 불확실한 종목은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포모(FOMO, 소외에 대한 두려움)를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상법개정 관련 테마는 아직 여력이 남아 있습니다. 개정안 통과 시점과 그 이후 기업들의 실제 자사주 소각 및 배당 정책 변화까지 고려하면, 조금 더 살펴보며 대응해도 늦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테마주는 상승하는 종목이 계속 상승하는 흐름이 있으니, 상법개정이라는 흐름에 잘 올라타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무리하게 고점 추격하기보다는, 조정 구간에서 차분히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